스마트폰 '인공지능' 전쟁
스마트폰이 달라진다. 디자인·디스플레이 해상도·모바일 페이 등 성능·기능에서 얼마나 똑똑한 SW(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탑재하느냐로 제품 혁신 기준이 바뀔 전망이다. 스펙(사양)의 상향 평준화로 하드웨어 차별화가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AI(인공지능)가 새로운 돌파구로 급부상하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주요 단말기 제조사들의 화두는 ‘AI’다. 새로운 음성인식 AI를 탑재한 신제품들이 속속 출시될 전망이다. AI 스마트폰의 궁극적인 목표는 ‘주머니 속 나만의 비서’. 초기 휴대폰의 여러 기능을 음성명령으로 작동하거나 날씨, 생활정보를 알려주는 수준을 넘어 앞으로 외국어 통번역·자동차 인포테인먼트·집안 가전기기 IoT(사물인터넷) 허브로 진화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 화웨이, ‘알렉사’ 품고 도약 꿈꿔…
올해 AI 스마트폰 경쟁에 불을 붙인 곳은 화웨이다. 화웨이는 국제가전전시회 ‘CES 2017’에서 아마존의 AI ‘알렉사’를 탑재한 전략폰 ‘메이트9’을 공개했다. 글로벌 스마트폰 점유율 3위 기업인 화웨이는 AI 기술 조기 탑재로 애플과 삼성의 장벽을 뛰어넘겠다는 야심이다.
앞서 화웨이는 지난해 11월 AI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폰 ‘아너매직’을 공개하는 등 AI기술분야에서 발빠른 행보를 보여왔다.
# 아이폰 ‘시리’도 진화
‘원조 음성인식 AI’ 애플의 수성 의지도 만만치 않다. 2011년 업계 첫선을 보인 ‘시리’ 기능을 대폭 보강하기 위해 전사 차원의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지난해 8월 호주 머신러닝 벤처기업 튜리를 인수한 데 이어 10월에는 머신러닝 기술분야의 대가 루슬란 살라쿠트디노프 카네기멜론대 교수를 AI 연구팀장으로 영입했다.
애플은 스마트폰 제조사 중 가장 앞서 음성인식 AI 기능을 적용했지만 확실한 주도권을 쥐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와 관련, 애플은 올 하반기 자체 학습기능을 크게 강화한 업그레이드 버전 ‘시리’를 차기 아이폰 버전에 적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 구글,구글어시스텐트 구글픽셀에 탑재
구글도 지난 10월 음성인식 AI 서비스 ‘구글 어시스턴트’를 자체 스마트폰 ‘구글 픽셀’에 탑재했으며 앞으로 안드로이드폰으로 확대,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중국 샤오미 등도 AI시장 진출의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 갤S8 ‘빅스비’로 플랫폼 강화…
국내 모바일기업들도 AI 경쟁에 적극 뛰어들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시리’ 초창기 개발진으로 구성된 ‘비브랩스’를 지난해 10월 인수, 이들이 개발한 스마트폰 음성인식 AI ‘빅스비’를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에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리 대항마로 ‘S보이스’를 내놨지만 완성도나 이용자 평가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빅스비는 지금까지 알려진 AI 서비스보다 한층 진화된 성능을 발휘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빅스비를 가전과 홈어플라이언스, IoT까지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진화시킬 계획이다. 다만 안드로이드 동맹관계인 구글의 AI 플랫폼 ‘구글 어시스턴스’와 빅스비의 병행 탑재, 호환 등에 대한 조율 등 풀어야 할 숙제가 적지 않다.
# LG G6도 AI에 역점
다음달 ‘MWC 2017’에서 전략 신제품 ‘G6’를 선보이는 LG전자 역시 AI에 사활을 건다. ‘G6’에는 ‘16대9’ 비율의 새로운 디스플레이에 방수·방진 등의 기능이 탑재된다. 여기에 더해 AI 기능까지 갖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LG전자는 아마존, 구글 등 주요 AI 플랫폼 기업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가 지난 CES 전시회에서 아마존과 협력을 통해 자사 전략 가전제품에 알렉사를 탑재한 것을 고려하면 G6에도 알렉사 기반의 AI 서비스를 전격 채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스마트폰 제조사 관계자는 “앞으로 스마트폰시장은 AI기능이 경쟁의 승패를 결정할 것”이라며 “AI에 대한 이용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이를 얼마나 스마트폰에 효율적으로 접목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